북한의 집요한 ‘한반도’ 지우기…각종 사이트서 이미지 삭제

입력 2024-02-19 14:38
‘조선의 무역’ 홈페이지 상단의 한반도 이미지가 삭제된 모습. 삭제된 이미지는 세계지도와 함께 한반도 전체를 붉은 색으로 보여주는 형태였다. ‘조선의 무역’ 홈페이지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이후 북한의 각종 부문에서 ‘한반도’ 지우기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북한 공식 무역·투자 전용 사이트 ‘조선의 무역’ 홈페이지를 보면 한반도 이미지를 포함한 세계 지도 그림이 사라졌다. 이전에는 붉게 칠해진 한반도 이미지가 그려진 세계지도가 홈페이지 상단에 자리잡고 있었다.

또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 첫 페이지에 있던 한반도 이미지 역시 최근에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변화 모습.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캡처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설정하면서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따른 조치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폐지하는 등 관련·조직 기구를 정리하고 있으며, 통일·민족과 관련한 각종 용어와 상징들도 빠르게 지워나가고 있다.

북한 관영 방송 조선중앙TV도 지난달 날씨 프로그램 그래픽을 새롭게 단장하며 한반도 전체 이미지가 표시돼 있던 배경 대신 북한 지역만 확대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일본 NHK는 지난 15일 북한 외무성 웹사이트에 게재된 북한 국가(國歌)인 애국가 가사에서 남북한 국토 전체를 의미하는 ‘삼천리’ 단어가 삭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기존 애국가 가사였던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은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애국가에서 ‘삼천리’를 삭제한 데 대해 “반민족적 행태”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