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백골단·사과탄 재등장하나”

입력 2024-02-19 11:17 수정 2024-02-19 12: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 도중 졸업생이 강제 퇴장당한 일을 두고 “사과탄(최루탄의 일종)과 백골단이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소위 입틀막, 입을 틀어막고 강제로 끌어내는 사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학 다닐 때 공포스러운 장면이 하나 있다. 소위 사과탄 가방을 멘 백골단이었다.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며 “사과탄과 백골단이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지적했다.

백골단은 1980, 90년대 시위나 파업농성 현장 등에서 시위대를 강제 진압하는 등 폭력으로 정권을 옹위하던 조직이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그들의 손에 넘겨주게 되면 정의와 상식이 다 무너진, 그야말로 절대왕정으로 복귀하지 않을까 심하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참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항간에 이런 시나리오가 떠도는데,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진 다음에 혼란과 반발을 극대화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연후에 누군가 나타나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원만한 타협을 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덧셈하는 산수의 문제가 아니다”며 “총선용 포퓰리즘 전략이 아니고 국민을 살리는 실현 가능한 정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의사 정원 증가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서 의사협회 측과 협의하도록 하겠다”며 “과격한 방식이 아니라 합리적인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적절한 수의 의사를 늘리는 쪽으로 협의하고, 그 내용조차도 공공지역의료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가능한 안을 저희가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