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수술인데, 나 살 수 있을까” 암환자의 호소

입력 2024-02-19 04:51 수정 2024-02-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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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료계가 집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손꼽아 기다리던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수술이 취소됐다고 주장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술 D-19 남겨둔 암 환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기스트암(위장관 기질 종양)을 앓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지난해 6월 말 아빠가 되는 기념으로 출산 4주를 앞두고 건강검진을 했다가 위에 종단면 기준 20㎝가 넘는 종양을 발견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간에도 전이된 상태라 매일매일이 떨어지기 직전의 낙엽과 같다”고 밝혔다.

그는 종양 덩어리가 너무 커서 수술이 안 되는 상황이라 우선 약을 복용해 크기를 줄였다고 했다. 지방의 대학병원에 다니다가 서울 빅5 병원으로 옮긴 A씨는 최근 의료계의 움직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가 가입한 환우회 카페에는 지난 16일 “한 달 정도 기다려서 다음주 입원 후 수술이 잡혀 있었는데 파업으로 인해 취소됐다. 이런 경우는 기다리는 방법뿐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정부나 대통령이나 의사나 너무 밉다. 내 새끼 초등학교 입학은 지켜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수술은 할 수 있을까? 살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환우회에는 수술취소, 입원취소 됐다는 글들이 올라와 나도 아마 다음주에 연락이 오지 않을까 무섭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예정대로 잘 수술받아서 쾌차하시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A씨처럼 빅5 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은 의료계의 예고된 파업에 이미 진료 일정 조율 등의 여파를 받고 있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는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부분 병원은 가용 인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응급·위중한 수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