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합당 열흘 만에 내홍에 휩싸였다. 총선 주도권,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공천 등을 둘러싼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양대 축인 기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세력 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대표에게) 선거 캠페인의 전권을 달라고 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로 이낙연 대표 측인 김 최고위원은 “지난 9일 합의 원칙은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한다. 그 대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낙연 대표가 한다’였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준석 대표가 배 전 부대표 입당에 대해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로 추천하거나 당직 임명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 데 대해 “문제 있는 사람을 배제하거나 처벌하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반박했다. 배 전 부대표는 이준석 대표와 날을 세워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적극 옹호했던 인사로 이준석 대표 지지자들은 그의 입당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자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곧장 입장문을 내 김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공동 정책위의장 2인과 상의해서 합의문상의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발표를 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또 “특정 인사에 대해 공천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문제 된다면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알아서 정리하겠다’고 뒤로 이야기하는 것은 정당한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위 내용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표결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청하는지 모르겠다”며 “표결 결과가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이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이런 논란과 관련해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예정 시각 1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19일 최고위 회의에서도 관련 안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합당으로 인한 컨벤션효과도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혁신당 지지율은 4%로 나타났다.
합당 전인 지난 1일 발표된 기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지지율은 각각 3%였는데 통합으로 시너지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