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첫 입학하던 때의 생기 되찾았어요”

입력 2024-02-18 13:14 수정 2024-02-18 16:55
목회자 세마나 '루아흐'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양의문교회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감신대 제공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소속의 목회자들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캠퍼스를 출발해 독립문과 남감리회선교부가 있던 한양도성 인왕산 자락 등을 걷는 순례에 나섰다.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총장 유경동 교수)가 주최한 제1회 목회자 세미나 ‘루아흐’에서다.

1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루아흐’ 세미나는 목회자 돌봄과 섬김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루아흐는 히브리어로 ‘생기’를 뜻하는 단어로 감신대 제16회 총장으로 지난 1일 취임한 유경동 교수의 첫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유 총장은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처음 학교를 찾았던 학부 1학년 때의 생기를 다시금 불어 넣어드리고 싶다”며 “졸업 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동문들을 위해 학교가 헌신하고 섬기자는 차원에서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경동 감신대 총장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총장실에서 '루아흐'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모든 과정이 무료로 진행된 가운데 세미나에는 지역과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60여명의 감신대 출신 목회자들이 참여했다. ‘목회자 탈진과 자기 돌봄’, ‘목회자를 위한 비블리오 드라마’, ‘감신대M센터를 활용한 미디어와 목회’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둘째 날 오전에 진행한 도심 순례는 독립운동가이자 기감 목회자였던 이용도(1901~1933) 목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테마로 마련됐다. 올해는 이용도 목사의 협성신학교(감신대 전신) 입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유 총장은 “이용도 목사님은 일제에 항거하다 수차례 서대문구치소에 투옥됐지만, 고통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감리교회의 자랑”이라며 “고통과 가난 겸손을 목회자의 덕목으로 내세우셨던 선생의 뒤를 따라가자는 취지로 순례 순서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됐다. 김은신 희년공동체교회 목사는 “현장의 목회자와 학교의 교수님들이 함께 만나고 이어지면서 감리교회 전체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미영 한사랑교회 선교사는 “내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며 “더 많은 목사님이 함께 기쁨을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감신대는 루아흐 세미나를 1년에 2번 여름과 겨울에 개최할 예정이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