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아시안컵 4강전 전날 손흥민을 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강인 팬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손흥민 SNS에 “그날 밤 일에 대해 해명하라”며 악성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손흥민 팬들이 “왜 손흥민에게 책임을 돌리냐”고 응수하며 그의 SNS 댓글난이 초토화됐다.
18일 SNS 등에 따르면 손흥민 SNS에는 이강인 팬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악성 댓글이 게재되고 있다. 주로 손흥민이 ‘대표팀 내분 사태’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손흥민은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글로벌 앰배서더로 있는 패션 브랜드 투미(TUMI) 홍보 영상을 게재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손흥민 선수 해명해 달라. 이강인을 아예 매장시킬 생각이 아니면 입장을 밝혀라” “고작 22세 어린 선수인 이강인이 혼자 모든 총대를 메고 있다” 등 댓글을 적었다.
손흥민이 팀 주장으로서 갈등 관리에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책임론’을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주장이 이런 상황에서 광고를 올리는 게 부적절하다”며 “손흥민에게도 이강인 멱살을 잡은 잘못이 있지 않나”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러고도 당신이 주장이냐” “토트넘 경기 보기도 싫다” 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이에 손흥민 팬들 또한 “잘못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 왜 손흥민이 뒤처리를 해야 하나” “이미 상처를 받을 대로 받은 손흥민에게 이러고 싶냐” 등 댓글을 달고 반격하며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난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앞서 영국 매체 ‘더선’은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 전날인 지난 5일(현지시간) 이강인이 손흥민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4강전 전날 이강인 등 나이 어린 선수들이 저녁 식사 자리를 일찍 이탈해 탁구를 치자 손흥민이 이를 제지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이강인이 지시에 불응하자 손흥민이 이강인 목덜미를 잡았고, 격분한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 측은 “손흥민을 폭행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강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혔지만, 손흥민은 이 사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