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김민선, 세계선수권 500m 銀… “목표 달성했지만 실수 아쉬워”

입력 2024-02-17 11:29
은메달 딴 김민선(왼쪽). 금메달은 펨커 콕(네덜란드·가운데)이, 동메달은 키미 고에츠(미국)가 목에 걸었다. AP=연합뉴스

새로운 ‘빙속여제’로 떠오른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생애 처음으로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품에 안았다. 한국 선수가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시상대에 선 건 이상화(은퇴) 이후 처음이다.

김민선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1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선은 이 메달로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첫 입상 기록을 썼다. 이상화 이후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시상대에 섰다는 의미도 있다.

김민선은 은메달을 딴 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아쉬운 결과가 나와서 올해는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목표로 잡았던 것들이 가까워지고 있다. 오늘은 조금 아쉽지만, 은메달을 따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 달에 열리는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와 내년에 열리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지금처럼 차근차근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엿다.

이날 김민선은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11조 아웃코스에서 이나가와 구루미(일본)와 함께 달린 김민선은 첫 100m를 전체 3위 기록인 10초40에 통과했다. 스타트가 비교적 좋지 않은 김민선에겐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실수가 나왔다. 원심력을 이기지 못한 김민선은 왼손으로 빙판을 살짝 짚었고, 이 지점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김민선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온 힘을 다해 달려 전체에서 두 번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역주하는 김민선. AP=연합뉴스

이 장면에 대해 김민선은 “생각보다 급하게 나와서 평소에 하지 않았던 실수를 했다”며 “금메달을 딴 펨커 콕(네덜란드·36초83)이 워낙 좋은 기록을 냈다. 경기 결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중점을 뒀던 첫 100m 기록에 대해선 “(목표로 잡았던) 10초40에 통과해서 괜찮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나왔다”며 “그래도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세웠던 100m 구간 기록을 달성해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김민선은 2022-2023시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월드컵 1차 대회부터 5차 대회까지 여자 500m 금메달을 싹쓸이했지만, 체력 관리에 실패하며 지난해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이에 김민선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이 열리는 2~3월에 최고의 기량을 낼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다시 짰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입상에 성공했다.

주 종목인 500m를 마친 김민선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일 여자 1000m에 출전한다. 그는 “메달권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고의 등수를 얻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