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 가지 않으면 선교를 경험할 수 없나요. 일상에서도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나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유스호스텔 ‘훈훈한방’. 선교 훈련을 받았거나 선교사를 준비하고 있는 기독 청년 50여명이 8개 조로 흩어져 선교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선교연합체 선교한국(사무총장 최욥 선교사)이 15일부터 사흘간 주최하는 ‘2024 선교한국 청년·미래·선교(청미선)’에서다.
기자는 한 소그룹의 토론에 참여했다. 청년들은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일상에서 삶으로 보여주는 선교적 삶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웩(WEC)국제선교회 단기선교에 참여한 염찬양(22)씨는 “선교는 예배 없는 곳에 예배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들었다. 그것이 선교의 기본”이라며 “선교사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모든 크리스천도 이 땅에서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가 아닐까. 선교지에서의 선교, 일상에서의 선교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선교단체 간사로 활동하는 김은진(28)씨는 복음을 전하다 오히려 관계가 깨질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결국 복음적인 삶으로 보여줄 지점을 고민한다”며 “그 방법의 하나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그리스도인이 보여주는 화해와 용서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들은 선교에 대한 6가지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한 시간 가까이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 후 최욥 사무총장은 ‘선교패널 랩업’ 시간을 진행했다. 각 조에서 해결되지 않은 질문으로 선교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대그룹 토의 시간이다. 이날 토론자로 허태영(선교단체 학생신앙운동 SFC) 김태구(학원복음화협의회) 대표, 이승목(한국SIM국제선교회) 이나무(국제프론티어즈한국선교회) 선교사가 참여했다.
청년들은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과 복음으로 사는 것의 괴리감을 좁히려는 방법에 궁금해 했다. 허 대표는 네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적용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에게 진리가 무엇이며 왜 그 진리를 믿는지, 그 진리가 내 삶에 적용되고 있는지, 적용된 삶이 매력적인지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 한다면 그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선교지에 혼자 가는 게 좋은가, 결혼한 뒤 가야 하나’라는 질문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팡팡 터졌다. 도전적인 전도 방식에 대한 질문에 이나무 선교사는 “상황에 따라 복음을 직접 전하거나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더 관계를 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대해 기도하며 성령의 음성에 순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선교한국은 이번 청미선을 ‘청년들로부터 듣는 선교 공청회’로 기획했다. 탑 다운의 상명하복 형식으로는 미래 선교의 주역인 청년 세대를 선교 자원으로 양육할 수 없음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최 사무총장은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제18회 선교한국대회를 준비하면서 교회와 선교단체, 선교지 현장, 청년, 선교학 등이 따로 움직인다는 생각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청년 세대를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사역하고 선교 동원을 하면 통하지 않는다”며 “청년의 생각을 듣는 게 전부는 아니지만, 이들을 선교 주체자로 세우려면 먼저 이들의 상황과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교한국은 2박 3일 동안 ‘영적 각성’ ‘선교’ ‘부르심과 헌신’ ‘선교적 리더십’ ‘연합’ 5가지 주제로 다섯 차례 워크숍을 연다. 워크숍에서는 청년들이 각 주제 관련해 다양한 질문(양적·질적 설문조사)에 응답한 뒤 소그룹·선교패널(대그룹) 토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청년들의 영적 재충전을 위한 아침 묵상과 저녁 예배 집회 등 다양한 ‘은혜 채널’을 마련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