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선 그은 정몽규 “클린스만 선임에 여러 오해 있어”

입력 2024-02-16 16:23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을 결정하자 ‘축구협회 책임론’의 중심에 있는 정몽규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에는 통감한다면서도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임원회의에서 전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 긴급임원회의 뒤 열린 이날 브리핑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해임 문제에 이어 정 회장의 거취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책임론과 관련해 “종합적인 책임은 대한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자세히 분석해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클린스만 감독 선임할 때 60여명에서 23명으로 좁혀지고,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우선 순위를 정한 뒤 인터뷰와 2차 면접을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로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2018년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년으로 제한하도록 협회 정관 바꿨다. 그런데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었다”며 내년 회장직 4선에 도전할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은 정 회장은 2016년과 2021년 단독 후보로 나서 세 차례 회장 임기를 소화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는 최근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성적 부진과 팀워크 저하 등을 이유로 대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최근 손흥민과 이강민 등 주축 선수 간의 내홍 사태까지 공개되면서, 이를 방관했다는 비판과 함께 축구협회 책임론도 한층 거세졌다.

국가대표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성명서를 올려 “한국 축구의 쇄신은커녕 퇴보와 붕괴의 길로 이끄는 정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는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도 걸렸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