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시신 냉장고 넣어둔 베트남 친모…남편은 “내 애 아냐”

입력 2024-02-16 14:41

자신이 낳은 아기가 숨지자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베트남 국적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괴산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베트남 국적 A씨(31)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쯤 증평군 증평읍 한 지구대에 A씨 남편인 50대 B씨가 찾아와 자신이 숨진 영아를 공터에 매장했다고 자수했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어머니가 자신의 집을 청소하던 중 냉장고 냉동실에서 숨진 영아를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당황한 나머지 시신을 인근 공터에 황급히 묻었다가, 이튿날 자수하게 됐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다만 B씨는 “아내와 수년간 관계를 갖지 않았기 때문에 숨진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혼외자를 낳은 뒤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해 범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B씨 진술을 토대로 공터에 묻혀 있던 영아 시신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차량을 타고 자취를 감췄던 부인 A씨를 추적해 15일 정오쯤 전남 나주 한 고속도로에서 체포했다.

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조사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그가 아이를 낳은 뒤 살해해 냉동실에 은폐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파악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남편도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한 뒤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기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