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 사는 이모(60)씨는 지난 1일 네이버 밴드에서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업체에 감귤 1상자를 주문했다. 하지만 감귤은 설 명절이 지나도록 배송되지 않았다.
이씨는 판매업체에 문의했으나 업체 측은 “구매목록에 이씨의 정보와 입금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씨는 “업체에 내가 돈을 입금한 계좌를 알려줬는데 자신들의 계좌가 아니라고 답했다”며 “알고 보니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네이버 밴드를 중심으로 물건값을 가로채는 사기가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농수산물 판매업체에 따르면 최근 판매업체 담당자를 사칭하며 물건값을 중간에 가로채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밴드 댓글에 남긴 연락처에 업체 담당자인 것처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뒤 물건값을 자신의 계좌로 가로채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업체들은 공지를 통해 댓글에 개인정보를 남기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댓글에 연락처를 남기면서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체들도 피해자로부터 돈만 받고 물건을 배송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받으면서 직원들이 오해를 푸느라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과일과 수산물 등을 판매하는 A업체에는 최근 사기 피해가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접수된 피해 건수가 100여건에 달한다. 하루 3~4건꼴”이라며 “피해자 대부분이 인터넷 구매 등에 능숙하지 않은 60대 이상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지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 금액이 소액이라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를 꺼리면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