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됐던 나체 조각상 2점이 논란 끝에 철거됐다.
경북도의회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달 말 경주 보문관광단지 호반 산책로에 설치한 조각상 2점을 철거했다고 16일 밝혔다. 신체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보기 민망하다는 민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경북도의회가 경북도문화관광공사에 대한 행정 사무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한 조치이다.
공사는 2021년 제주조각공원으로부터 해당 조각상들을 비롯해 10여점의 조각품을 무상으로 빌려 전시해 왔다.
하지만 2점의 조각상은 남녀의 주요 부위나 여성의 가슴이 표현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거부감을 자아냈다.
실제 경주시청 게시판에는 조각상과 관련한 민원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한 민원인은 “보문단지는 아이들도 많이 오는 곳인데 나체 조형물은 생뚱맞아 보였다”며 “보문단지의 경치를 즐기다가 낯설고 이상한 조형물에 기분이 상했다”고 했다.
또 다른 민원인은 “기분 좋게 보문호 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웃음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남자들 여럿이 서 있는 여자 나체상을 안고 젖가슴을 만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가족들 보기 민망하고 왜 여자 나체상을 생뚱맞게 설치해 놓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철거를 요청했다.
이에 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소속 정경민 의원은 지난해 행정 사무감사 때 “연중 많은 관광객이 찾는 산책로에 설치된 낯 뜨거운 조각상들에 대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함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공사는 이 같은 의견을 수용해 지난달 23일 조각상 2점을 설치 3년 만에 철거했다. 공사 관계자는 “나체 조각상의 경우 예술적이란 의견도 있지만 너무 적나라해 거부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보문단지는 경북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제1호 관광단지로서 앞으로도 그 위상에 걸맞은 사업이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