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 러 무기에 한글 각인… “북 무기 증거”

입력 2024-02-16 10:37
우크라이나 히르키우의 한 농장에서 발견된 포탄 잔해에 한글이 각인돼 있다. 세르게이 볼피노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경찰국 수사국장 페이스북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무기에서 한글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를 지원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르게이 볼피노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경찰국 수사국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러시아가 하르키우 지역에서 북한 무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르키우의 한 농장에서 촬영한 사진도 함께 게시했는데, 사진에 나타난 포탄 잔해에는 ‘순타지-2신’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각인돼 있다. 이 잔해는 포탄 기폭 장치의 파편이라고 우크라이나 측은 설명했다.

미국 민간 연구 기관에서도 북한산 무기로 분석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원은 “파편에 새겨진 한글은 북한제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전했다.

러시아가 사용한 무기에서 한글이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무기감시단체인분쟁군비연구소(CAR)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는 러시아가 지난달 2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잔해 부품에 한글이 각인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이 부품에 한글 ‘지읒’(ㅈ)으로 보이는 문자가 손 글씨로 명확히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는 15일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13기를 요격했다”고 알리며 요격한 미사일 중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도 1기 포함돼 있다고 규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