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분의 중심으로 지목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그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민원이 대한체육회에 접수됐다.
16일 체육계에 따르면 전날 대한체육회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강인의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 A씨는 “클린스만 감독이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함으로써 팀 내 고참 선수들의 위엄이 바로 서지 못했고 그로 인해 이강인의 하극상이 벌어진 초유의 사태가 실시간 상영되듯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그 중심에는 여론의 방향을 돌리려는 듯한 대한축구협회의 ‘발빠른 인정’도 한몫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4조 제1항 제6호와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 제14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체육인으로서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 징계를 심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는 정몽규 회장 사퇴 및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강인의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 처분을 본보기로 삼아 무너진 대한민국 축구계 위상을 되돌려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했던 클린스만호는 대회 내내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여주더니 4강에서 유효슈팅 ‘0개’에 그치는 졸전을 펼치며 결국 탈락했다. 전술 부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면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에 불이 붙었다.
이런 와중에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의 충돌 사실까지 알려지며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인 지난 6일 저녁식사 시간에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등이 식당 옆 휴게공간에서 소란스럽게 탁구를 치다가 주장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고, 이후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것이다.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도 나왔으나 이강인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강인 측 법률대리인은 15일 성명을 내고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먹을 날린 부위가 ‘얼굴’이 아니라는 것인지, 아니면 주먹을 날리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