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이들은 피켓을 들고 “졸속정책 폐지하고 의사 탄압 중지하라”고 외치며 의료시스템 붕괴, 교육의 질 하락, 국민 건강권 침해 등을 이유로 증원 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열린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 단상에 1년차 전공의가 올라왔다. 원광대 산본병원 내과 전공의라고 밝힌 김다인(가명)씨는 “의대 증원 이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사직서를 내고 무단결근하고 나왔다“며 “보름만 있으면 만 1년이었는데 지금이라도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인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윤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이에 “왜 젊은이들이 희생을 각오하고 나왔는지 의료인도 반성해야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정책입안자들은 어디 있나.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정부의 일방적인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 발표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일방적인 대규모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이러한 국가적 혼란을 일으킨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구의사회 소속 김성배 개원의는 “너무 많은 의료인이 공급되면 10년 이내에 안정된 체계가 흔들리고 체계가 엉망이 될 것”이라며 집회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집회에는 의사들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와 의대생들도 참석했다. 서울대 의대 재학생 A씨는 “학교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자리에 앉아 집회에 뜻을 함께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애초 신고한 집회 인원 100명을 훌쩍 넘긴 500여명이 운집한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의사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집회를 열었다. 강원도의사회는 이날 오후 2시 강원도청 앞에서 의사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었다. 앞서 오후 12시30분에는 대전시의사회가, 오후 1시에는 울산시의사회와 충북도의사회, 전북도의사회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