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ENFP, 모세는 INFP?…내 MBTI, 성경적으로 들여다보기

입력 2024-02-15 17:38

교회 친구가 신앙생활 문제가 생겼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이때 “정말 힘들겠다. 같이 기도해보자”는 공감 대신 “문제 원인은 따로 있지 않을까”라며 자기 생각을 길게 늘어놓는다면? 아마 “너 T야?”란 대답이 돌아올지 모른다. 여기서 T는 최근 몇 해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한 MBTI(성격유형검사) 유형 중 ‘사고형’(Thinking)을 뜻한다.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데 강점이 있는 이들이 주로 T 유형에 속한다.

심리학자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근거로 한 MBTI는 4가지 지표로 16가지 성격 유형을 제공한다. 보통 적극적인 편이라면 ‘외향형’(E), 조용하고 신중한 편이라면 ‘내향형’(I)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 성향이 강하면 ‘감각형’(S), 직감을 우선하면 ‘직관형’(N)에 가깝다. 논리적 성향이면 사고형(T), 관계를 중시하는 기질이면 ‘감정형’(F)으로 분류한다. 매사 계획적이면 ‘판단형’(J)이고 변수에 개의치 않는다면 ‘인식형’(P)으로 본다.

성격 파악에 유용한 MBTI이지만 과몰입하면 문제가 생긴다. 특정 성격 유형을 비하할 수 있어서다. 최근 한 스타트업 회사는 ‘일부 MBTI 유형은 지원 불가’란 공고를 취업 사이트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창희 한사람교회 목사 역시 이 점을 우려했다. ‘성격 유형이 곧 그 사람’이라고 판단할 경우 선입견 탓에 상대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나 생각, 감정을 합리화할 위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자는 “성격은 하나님이 개개인에게 준 선물이지만 죄로 인해 타락할 수 있다”며 “성격에도 영적인 ‘거듭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성격이 거듭나면 성격에 대한 자신감을 얻는 것은 물론, 성격 유형이 다른 상대와도 서로 유익을 끼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책에는 MBTI 성격별 강점 및 상반된 성격과 잘 지내는 법, 해당 성격이 거듭날 경우의 유익이 망라됐다. MBTI별 대표 성경 인물(표)도 실려 있다. 다윗은 ‘ENFP’ 유형으로 “훌륭한 영적 멘토로 신앙의 교제와 기도를 좋아하는” 성향이다. 마태와 야고보는 ‘ESTJ’로 “섬김과 헌신에 탁월하며 현실적이고 결단력 있는 기질”이다.


최근 서점가를 휩쓴 기존 MBTI 책과는 달리 기독교 신앙에 기반을 둔 ‘성격의 거듭남’을 강조하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성격별 장단점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성품 끝판왕’인 예수를 마주할 수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