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졸업식 앞둔 아빠… 사람 구하다 화물차 치여 숨져

입력 2024-02-15 14:13
JTBC 캡처

40대 가장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차량 운전자를 구하다 뒤따르던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지난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통신 설비 기사 곽모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1시쯤 경부고속도로 천안분기점에서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곽씨는 일을 마친 뒤 1.5t 화물차를 운전해 귀가하다 4t 화물차가 고속도로 옆 가드레일에 부딪혀 옆으로 넘어진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차에서 내렸다.

다른 차량들은 사고를 목격하고도 못 본 체하며 지나쳤지만 곽씨는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그를 끌어당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뒤따르던 16t 화물차가 사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곽씨와 4t 화물차 운전자가 숨졌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곽씨는 딸 졸업식 날 휴가를 내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9일 연속 일을 하던 중이었다.

곽씨 아내는 방송 인터뷰에서 “100번도 생각해 봤지만 그 자리, 그 시간, 그 장소에 또 지나쳤어도 그 사람은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 사람이라는 걸 전 안다”고 말했다.

유족들도 “사고를 돕다 곽씨가 사망하게 된 상황이 원망스럽지만 그게 원래 곽씨의 모습이다. 절대 사고를 보고 지나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