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전날 밤 손흥민과 이강민의 충돌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대한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대표팀 내홍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15일 축구협회가 오히려 이번 사안을 더 빠르게 확산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물리적인 다툼이 있었다는 내용이 영국의 외신을 통해서 13일 밤 보도가 됐다”며 “축구협회가 이강인 선수과 손흥민 선수가 다퉜다는 내용을 이례적으로 (14일) 아침 8시 반부터 확인을 해줬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축구 쪽에서는 종종 선수단 내부에서 합숙 훈련을 하다 부닥치는 경우들이 있다”며 “이런 게 새어 나와서 만약에 미디어 쪽에서 확인을 하면 ‘확인해 보겠다’고 한 뒤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어떻게 된 일인지 판단하고 축구협회는 관리자로서, 감독은 감독으로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정리한 다음에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외신 보도를 인정한 이후) 축구협회나 관계자 전언으로 1시간 간격으로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나왔다”며 “암묵적을 넘어서 적극적인 동의를 하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축구협회가 자기네들과 클린스만을 향한 비판을 감추기 위해, 외신을 통해 처음부터 (현 상황을) 설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가 터졌는데, 이 문제를 누군가 굉장히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회와 감독은 (선수들 간의) 충돌과 갈등을 팀워크를 통해 조정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면서 “(지금 상황을) 뒷짐을 지고 가만히 보는 것도 아니고 이 문제가 더 빠르게, 더 크게 확대되도록 관망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