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상대로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를 조장한 책임을 묻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유튜브 등 5개 SNS 플랫폼의 운영업체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이들 SNS 기업이 청소년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수익 확대를 위해 의도적으로 중독성 있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해한 알고리즘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지난 10년간 우리는 온라인 세계가 얼마나 중독성이 세고 강력한지 봐왔다”며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시킴으로써 전국의 아이들 정신건강 위기를 조장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과도한 SNS 이용을 공중보건상 위험으로 규정한 뉴욕시 보건·정신건강국 권고에 따른 것이다. 뉴욕시는 SNS가 조장한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과 서비스 운영에만 매년 시 예산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뉴욕시는 지난해 뉴욕 고교생의 38% 이상이 일상 생활을 멈출 정도로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그 원인 중 하나로 SNS를 지목했다. 이어 2021년 뉴욕시 고등학생의 77%가 학업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시는 이번 소송을 통해 거대 빅테크(기술 대기업)의 행태를 바꾸고 공중보건 위협에 대한 비용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