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위성파괴용 우주 핵무기 개발 중…동맹에 경고”

입력 2024-02-15 09:20 수정 2024-02-15 09:30

러시아가 핵무기로 인공위성을 무력화하는 새로운 무기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다. 미국은 유사시 러시아가 정보나 통신 위성을 파괴해 심각한 전략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유럽 동맹에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핵무기로 정보나 통신 위성을 손상하는 우주 기반 군사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새로운 기밀 정보에 정통한 복수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새로운 시스템의 정확한 성격은 불분명하지만, 한 관리는 이를 “러시아의 새로운 우주 위협 능력”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기밀 정보를 브리핑받은 한 의원은 “잠재적인 전략적 게임 체인저”라고 설명했다.

WP는 러시아가 우주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켜 방사능 방출을 통해 인공위성을 무력화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고 언급했다. ABC 방송도 “러시아가 위성요격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려고 한다”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1년 옛 소련 시절 무선통신 포착용 첩보 위성인 ‘첼리나-D’를 요격하는 시험을 진행하는 등 위성 공격 능력을 증강해 왔다. 당시 미 국방부는 “미국과 동맹국의 우주 접근과 사용을 적극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능력을 러시아가 배치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유럽 동맹국과 의회에 국제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러시아 핵 능력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에 대해 통보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새로운 능력은 미국에 긴급한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러시아 무기는 아직 우주 궤도에 배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공화당 소속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보위는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모든 의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위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밀 해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당 간사인 짐 하임스 의원도 “모든 의회 정책 입안자들이 알아야 할 불안정한 외국 군사 능력과 관련하여 긴급한 문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하임스 의원은 “당장 패닉에 빠질 사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보위는 이날 모든 하원 의원들이 보안 회의실에서 직접 기밀을 검토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국방·안보 관리들도 15일 상·하원 양당 지도부인 8인회(갱 오브 에이트) 멤버들과 면담하기로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