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 자금 노리고 전국위 의장에 며느리 추천”

입력 2024-02-15 08:01 수정 2024-02-15 08:16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여러 형사재판 법률 비용 문제로 선거 자금이 바닥날 우려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에 자신의 며느리를 추천한 것 역시 당을 장악해 자금 문제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법률 비용으로 5120만 달러(약 683억 원)를 사용했고, 추가로 법률 비용에 쓸 수 있는 자금이 2660만 달러 정도만 남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4건의 형사 재판이 증가하면서 공화당 전당 대회 이후 대선 캠페인이 시작되는 오는 7월쯤이면 이런 자금이 모두 소진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현금 부족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경선을 오래 끌수록 자금 압박은 더 심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RNC에 법률 비용을 지급하도록 강요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공화당은 선거 운동을 지원할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11월 대선 때는 상·하원 선거도 동시에 개최되는 데 이를 위한 실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RNC 리더십 교체를 압박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블룸버그는 “RNC 자금 문제는 트럼프의 골칫거리였고, 자금 모금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로나 맥대니얼 의장 축출을 요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맥대니얼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압박으로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때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RNC 공동 의장으로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 마이클 와틀리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의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라라 트럼프는 “내가 RNC 의장에 선출되면 향후 9개월여간 한 푼도 남김없이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고 미국을 구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캠프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를 RN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만들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대선 캠프와 RNC가 조기에 통합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리더십 팩(PAC)’인 ‘세이브 아메리카’에 법률 비용을 의존하고 있는데, 이 자금은 자신을 지원하는 ‘슈퍼 팩’ 마가(MAGA)에 지원했던 돈을 되돌려 받은 것이라고 불룸버그는 언급했다. 슈퍼 팩은 모금 상한선이 없이 무제한 자금을 구할 수 있다. 마가는 지난해 1달러 기부를 받을 때마다 그 가운데 71센트를 트럼프 전 대통령 법률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