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풍자? 우연의 일치”…논란된 드라마 감독의 변

입력 2024-02-15 07:33 수정 2024-02-15 10:3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 등장하는 형정국 회장 캐릭터. 넷플릭스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의 이창희 감독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감독은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정치적 견해를 작품에 반영할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치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비정치적인 작품에 감독의 정치 견해를 몰래 녹이는 건 저열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살인자ㅇ난감’은 우발적인 계기로 사람을 죽인 주인공 이탕(최우식)과 탁월한 직감으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다. 그런데 드라마 7화에 등장하는 건설사 재벌 형정국 회장 캐릭터를 두고 이재명 대표를 연상케 한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됐다.

백발이 섞인 머리카락을 넘겨 이마를 드러낸 외모와 검은테 안경이 이 대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형 회장의 손녀 이름(형지수)이 과거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논란’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거론됐다.

형 회장의 죄수번호 ‘4421’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가 챙긴 4421억원과 일치한다거나 구치소에서 초밥을 먹는 장면은 이 대표 부인 김혜경씨가 법인카드로 초밥을 결제한 의혹을 연상시킨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의 이창희 감독. 연합뉴스

이 감독은 배우 외모가 이 대표와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 “작품에 150명의 배우가 나온다. 연기력만 갖고 캐스팅하기에도 여력이 모자란데 외모를 노리고 캐스팅하겠나”라며 “촬영장에서도 (배우가) 특정 정치인을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상팀에도 재차 확인해봤지만 형정국의 죄수번호는 아무 의미 없이 갖다 붙인 것”이라며 “정치인과 관련된 숫자가 한둘이 아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또 “초밥을 먹는 장면은 그 인물의 도덕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형 회장이 경동맥을 공격당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우리 드라마는 (이 대표 피습 사건 전인) 작년 3월 촬영을 마쳐서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일부 우연의 일치도 있었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웃었는데 점점 일이 커지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다”며 “한편으로는 이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게 아닌가 해서 고마운 마음도 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