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의 비극…고압선 훔치던 20대 ‘신체 90% 화상’ 사망

입력 2024-02-15 00:10
X(옛 트위터) 영상 캡처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에서 20대 청년이 고압선을 훔치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사망했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지난 11일 에제키엘 프란시스코 쿠라바(21)가 고압선을 훔치려다 전신 90% 화상을 입고 이틀 뒤 결국 사망했다. 쿠라바는 공범인 형(30)과 함께 땅 밑에 묻혀있는 고압선을 훔치려다 감전사고를 당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은 쿠라바가 화상으로 온몸에 얼룩이 졌으며, 입고 있던 옷도 타버려 너덜너덜한 상태로 비틀거리면서 쇼크 상태로 걸어 나왔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도 SNS를 통해 현지에서 확산되고 있다.

동영상을 촬영한 일부 시민들은 고압선 도둑 때문에 동네 전체가 정전되었다고 비난했다. SNS에도 “도둑질하다 저게 뭔가. 자업자득이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쿠라바는 즉시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후원됐으며, 병원 의료진은 온몸의 90%에 화상을 입은 그가 살아있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피부는 화상으로 탔고 몸속의 장기들은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폐에도 염증이 생겨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상황이 위급하다”고 브리핑했다. 결국 그는 중환자실에서 이틀 만에 사망했다.

쿠라바는 노숙인 생활을 해왔으며, 이미 절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전화선, 전기선 등의 도난이 늘어나면서 감전으로 인한 화상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