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이 죽자 업체에 의뢰해 죽은 반려견을 복제시킨 유튜버의 사연이 논란이다. 아울러 복제 업체의 ‘복제로 태어난 강아지가 복제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고객의 의사에 따라 회수 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를 진행해 드린다’는 문구가 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교계는 이번 복제견 논란이 성경 원리에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생명경시 풍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동물 복제에 관한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14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올초 유튜브 채널에 ‘우리 강아지가 돌아왔어요’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A씨의 반려견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1년 만이다. A씨는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자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A씨가 올린 영상에는 이전 키우던 자신의 반려견을 두 마리로 복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영상에서 이전 죽은 반려견과 비슷하게 생긴 복제견 두 마리를 소개하면서 “펫로스로 집에 있는 것조차 괴로워 해외로 많이 다녔다”며 “(유전자 복제를) 의뢰했던 티코가 두 마리로 태어났다. 현재 제게로 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펫로스 증후군은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을 떠나보내 상실감을 계기로 일어나는 각종 질환 및 심신 증세를 뜻한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누리꾼들은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과 우울감을 이해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복제견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개를 희생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동물 복제 성공률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려동물 복제 업체에 따르면 반려견 복제는 대부분 ‘체세포 핵 치환’ 방식으로 진행한다. ‘체세포 핵 치환’은 난자의 핵을 제거한 후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해 복제하는 기술이다. 복제견에 빗대면 이렇다. 암컷의 개로부터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을 이식한 뒤에 이를 대리견에 착상시켜 출산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일반적인 임신·출산 과정과 같다. 복제 과정에서 난자를 제공하는 ‘도너(donor)견’과 대리모견이 각각 한 마리씩 필요한데, 한 번에 수정되지 않을 때에는 그 이상의 강아지가 필요하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크리스천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홍순철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아지를 잃은 그 상실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동물 복제를 한다는 것은 생명윤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정자은행과 난자 매매, 대리모 등 여러 윤리적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지속될 경우 생명을 생명으로 보지 못할뿐더러 뭐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 복제 과정에서 생기는 생명경시 풍조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제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관련 법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사회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구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는 “1997년 복제 양 돌리부터 동물 복제는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며 “복제가 지속될 경우 동물 복제를 넘어 인간을 복제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이같은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독교계가 입장을 명확히 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