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이식 환자에겐 여전히 위험한 병”

입력 2024-02-13 11:31 수정 2024-02-13 11:33

장기이식 환자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으면 감염 후 중증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지만, 가천의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감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전반적으로 중증도가 감소했지만 고형 장기이식(심장 폐 콩팥 간 등)을 받은 사람들의 중증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으면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데, 이로 인해 여러 감염에 취약해진다.
하지만 장기이식 환자들은 다른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흔해서 이식이 코로나19 감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확진자 예방접종자 자료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20년 1월~2022년 3월 코로나19로 확진된 6783명의 고형 장기이식 수혜자를 비슷한 특성을 가진 2만6982명의 미이식인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 유행 기간에 감염되어 미이식인 가운데 0.66%만이 중증으로 진행했으나,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은 3.83%가 중증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13.16%)와 심장(6.30%)이식 수혜자의 중증화율이 높았고, 여러 변수를 보정한 결과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 위험은 미이식인에 비해 3.22배에서 18.1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의 중증화 위험은 미접종자에 비해 47%가량 낮았고, 3회 이상 접종 시 중증 예방 효과는 64%로 나타났다.

허경민 교수는 13일 “코로나19의 중증도가 낮아지면서 우리와 함께 하는 감염병이 됐지만,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다”며 “장기이식자를 비롯해 면역 저하자들은 권고에 따라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