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이범호(42) 현 1군 타격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KBO 리그의 감독으로 80년대생이 발탁된 건 처음이다.
KIA 구단은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을 합쳐 총 9억원에 이 감독과 계약했다고 13일 밝혔다.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을 해임한 지 16일 만이다.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호주 캔버라에서 타격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던 이 감독은 곧바로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게 됐다. 이 감독은 김 전 감독이 개인비리 혐의로 감독직에서 낙마한 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2010년 일본으로 건너가 1년간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다. 이후 2011년 KBO로 복귀해 KIA와 계약하고 2019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KIA에 몸담았다. 2017년에는 팀 핵심선수로서 KIA의 11번째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KBO 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 홈런 329개, 타점 1127개, 안타 1727개다.
이 감독은 은퇴 후에도 KIA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2021년 KIA 퓨처스 감독을 지냈고, 2022년부터는 1군 타격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KIA 구단은 “팀내 퓨처스 감독과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며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이 감독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 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단과 팬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0년대생이 KBO 리그 감독 자리에 오른 건 사상 처음이다. 이 감독은 1981년생으로 현역 최고령 선수인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강민(한화 이글스) 등과 불과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