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2분”… 초3부터 TV보다 스마트폰 오래 본다

입력 2024-02-13 10:21

초등학교 4학년부터 TV를 보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디어 종류별 사용 시간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역전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각각 72.7분, 66.2분으로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53.7분, 36.6분)보다 길었다.

초등학교 1학년의 미디어 이용 시간은 TV 73.1분, 스마트폰 60.5분이고 2학년은 TV 75.0분, 스마트폰 73.2분으로 역시 TV를 더 오래 봤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부터 TV 77.3분, 스마트폰 92.0분을 기록하며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TV 시청 시간을 추월했다. 4학년의 경우 TV 68.6분, 스마트폰 104.4분으로 이용 시간 차이가 더 커졌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시청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3∼9세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 용도(복수 선택 가능)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70.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게임 36.9%, 관심 분야 정보 찾기 27.9%, 사진 촬영·편집 17.2%, 소통·대화 13.6%, 학습·과제를 위한 정보 찾기 12.3% 순이었다.

한편 스마트폰 이용 시작 시기는 5세 이후가 28.5%로 가장 많았다. 그보다 어린 3세 이상 4세 미만이 14.6%, 2세 이상 3세 미만이 13.6%, 1년 이상 18개월 미만이 12.4%, 18개월 이상 2년 미만이 11.7%였다.

또 생후 24개월이 되기 전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어린이의 비율도 29.9%나 됐다. 아울러 24개월 미만 시기에 TV를 보거나 게임 기기를 이용한 어린이의 비율은 각각 57.7%, 3.4%였다.

보고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와 달리 2세 미만 국내 아동의 60.7%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가 2019년 내놓은 5세 미만 아동을 위한 신체적 활동과 수면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2세 미만 어린이가 TV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등 전자 기기 스크린을 보며 정적인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아동의 적정한 미디어 이용 시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체적 활동, 또래 놀이, 부모와 대면 상호 작용 등에 필요한 시간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이러한 활동에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과 기분 전환이나 휴식으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을 구분해 적정한 미디어 이용 시간을 판단해 봐야한다”고 제언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