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美 대선 상관없이 “한·미·일 협력 강화”

입력 2024-02-13 06:49

성 김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올해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한·미·일 3국 협력이 계속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전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포럼에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미국이 글로벌리더십을 어떻게 행사하는지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지만, 현실에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 관점과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지위, 힘, 영향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한·미·일 3국 간에 더 많은 부담을 공유하고 더 많은 도전에 함께 대응하는 게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물론 앞으로 미국의 관점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지만, (대선이 있는) 11월 미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한국과 일본이 세계무대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3국 정부 모두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협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협력을 제도화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미국 대선 후보 중 한 명이 신고립주의 등 다른 방식을 생각하거나 동맹 중요성을 경시하더라도 한·미·일 3국이 정책 환경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어떤 유형의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특히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일본에 달려 있다. 한국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실장 재직 당시 일본 측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NCG는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핵무기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관련된 것이라 일본에는 좀 예민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와 김 전 실장은 최근 위협을 고조하고 있는 북한이 실제 전쟁을 결심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대선에서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전략적 셈법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북한은 한국과 전쟁하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전쟁하기로 결정한 것 같지 않다”며 “북한의 접근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로버트 켑키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하고, 공격성을 억제하며,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공조하는 최선의 방법과 관련해 한국, 일본 및 다른 파트너와 동맹과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한·미·일 3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도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위협 수준에 따라 세밀하게 조정된 대응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및 일본 정상과 캠프 데이비드 회동을 개최하고, 양자뿐 아니라 삼각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했다”며 “이로 인해 북한 김정은이 하는 일을 더 잘 주시할 수 있는 한반도에서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