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미국으로 향했다. 아시안컵 대회 분석이 이루어지기도 전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 복귀하자마자 결승골을 도와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황보관 기술본부장이 아시안컵 관련 미팅을 실시했다”며 “금주 내 전력강화위원회 소속위원들 일정을 조정해 아시안 컵 평가에 대한 리뷰회의를 개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이른 출국으로 이미 찬물이 끼얹어진 상태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지 이틀 만의 출국으로 당초 밝힌 귀국 일정보다 한참 일렀다.
클린스만 감독은 4강 탈락 직후 “팀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분석보다 출국이 빨랐다. 현재로서는 그의 귀국 일정을 알 수 없기에 축구협회의 전력강화회의 역시 감독 없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부임 후 지난해부터 거듭된 외유 논란은 아시안컵이 끝나고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빈약한 전술로 졸전을 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대표팀 핵심 멤버들은 곧바로 소속팀 리그 경기에 출전해 활약을 이어갔다. 대회 내내 한국이 보인 경기력 문제를 선수들의 기량 및 체력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주장 손흥민은 복귀전부터 시즌 6호 도움을 작성하며 아시안컵 무관의 설움을 풀었다. 브라이턴과 24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후반 종료 직전 낮고 정확한 크로스로 결승골을 어시스트해 토트넘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아시안컵에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었지만 지친 기색을 찾기 어려웠다.
아시안컵 4강 탈락 후폭풍은 현재진행형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한 가운데, 관련해 위약금 논란도 불거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월드컵이 끝나는 2026년 7월까지로, 자진사퇴가 아닌 해임 시엔 축구협회가 위약금 70억원을 물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이지만, 이대로라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대표팀을 소집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내달 21일 태국과 홈 경기를 치른 뒤 26일엔 태국 원정 경기에 나선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