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尹 키웠다고?”… 추미애, ‘정권교체 책임론’에 반박

입력 2024-02-12 15:1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왼쪽 사진)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입지를 키워줬다는 ‘정권교체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 전 장관이 이런 목소리에 대해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과 싸워서 윤을 키웠다고 한심한 소리 하는 그대들이여”라며 “단합 해친다는 고구마 먹은 소리 대신 윤석열 정권과 이제라도 치열하게 좀 싸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민주진영에서 하극상을 자행한 윤 대통령을 엄호하고 진짜 키운 세력들은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 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징계를 무리하고 섣부르게 밀어붙인 게 잘못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내가 윤을 키웠다는 것”이라며 “징계의 근거가 된 중대한 불법이 해임할 정도로 심각했는데도 이를 엄호했던 그들의 착시와 착각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검찰총장 윤은, 민정수석 조국이 유재수를 감찰만 하고 수사 의뢰는 안 했다고 펄쩍 뛰면서 조국을 기소했다”며 “윤이 조국에게 적용했던 법리대로라면, 내가 만일 검찰총장 윤의 중대 불법을 확인하고도 눈감아 주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직권남용, 직무유기로 조국처럼 기소돼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런 경우를 자가당착이라 한다”며 “조국에게는 공직범죄를 묻지 않았다고 처벌하고, 거꾸로 본인이 저지른 공직범죄는 장관이 징계 청구로 물었다고 펄쩍 뛰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공직 범죄를 저지른 김태우는 대법원에서 확정된 죄도 얼른 사면으로 없애버리고 공천 주고, 이제 또 댓글 공작범 서천호도 사면하고 공천 주고 할 모양”이라며 “윤을 발탁하고 승진시키고 엄호하고 불법을 감싸고 한 그대들이 단합을 해친다는 타령으로 뒤에 숨지 말고 치열하게 싸울 엄청난 불법이 태산같이 널려있다. 제발 좀 싸워 주시라”고 당부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을 두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임현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현 정권 탄생에 기여한 분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친문계 불출마를 압박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것 아니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분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 본인도 지난달 23일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에 나온다”며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직격했다.

이에 대해 임 전 실장은 “추 전 장관의 기억 편집이 심하다”며 “윤 총장이 대권 주자로 완전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2020년 추미애 법무장관 시절 징계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내부 분열’에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일 “친명·비명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며 당내 단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