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골프 영웅’ 닉 테일러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WM피닉스오픈(총상금 880만 달러)에서 연장 승부 끝에 정상을 차지했다.
테일러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TPC스코츠데일 스타디움 코스(파71·726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테일러는 이날만 7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찰리 호프먼(미국)과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쳐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둘은 나란히 버디를 잡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2차전에서 테일러는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호프먼을 누르고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47억 9880만 원)를 획득했다.
2015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테일러는 그 해 샌더슨팜스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승까지는 그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20년 AT&T페블비치프로암이 통산 2승째다.
그랬던 테일러가 또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 모국에서 열린 RBC캐내디언오픈에서 토미 플리트우드(영국)와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연장 4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그는 캐나다인으로는 69년만에 대회 정상에 올라 일약 캐나다의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로 경기가 파행운영됐다. 테일러도 3라운드 잔여홀 경기를 치른 뒤 최종 라운드에 임했다.
전반에 3타를 줄인 테일러는 후반 들어 15번(파5),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고 18번 홀에서 내리막 라이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스폰서 초청으로 대회에 출전한 47세의 베테랑 호프먼은 무서운 샷감으로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통산 5승에 도전했으나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분루를 삼켰다.
2006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호프먼은 2016년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이후 기나긴 부진에 빠졌다. 투어 카드를 잃은 호프먼은 이번 대회 타이틀 스폰서인 WM의 초청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초반 5번 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대회 3연패의 기대감을 부풀렸던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고질적인 쇼트 퍼트 난조에 발목이 붙들려 샘 번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8·CJ)가 공동 12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재미 동포 더그 김,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이 김시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주형(21·나이키)이 4타를 줄여 공동 17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은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8위(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 안병훈(33)과 임성재(26·이상 CJ)는 공동 66위(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