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률이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지속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실제 손에 쥐는 이윤이 박해졌다. 건축비 상승과 맞물려 분양가는 크게 올랐지만 그렇다고 건설사가 돈을 더 벌고 있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클수록 영업이익률 감소폭이 컸다.
각 건설사가 공시한 영업실적을 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인 영업이익률은 잘 번 회사도 5%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2022년 5.99%에서 지난해 5.35%로 하락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폭이 매출에 비해 작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2년 8750억원 대비 18.2%(1590억원) 증가하며 조 단위인 1조340억원으로 올라섰는데 매출이 14조5980억원에서 19조3100억원으로 32.3%(4조7120억원) 뛴 기간이었다. 매출 증가폭 만큼 영업이익이 늘지 못하게 가로막은 비용 상승이 있었다는 얘기다.
2022년 2.71%로 3%를 밑돈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64%로 더 깎였다. 지난해 매출이 29조6514억원으로 전년(21조2391억원) 대비 39.6%인 8조4123억원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785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만 보면 전년(5749억원)보다 36.6% 증가했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큰 DL이앤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312억원으로 전년(4970억원) 대비 33.4% 감소했다. 매출은 7조4968억원에서 7조9945억원으로 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6.63%에서 4.14%로 크게 떨어졌다. 영업이익 감소는 건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DL이앤씨는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13조4366억원으로 전년(12조2992억원) 대비 9.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8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5548억원 영업이익을 낸 2022년 4.51%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89%로 주저앉았다. 시공을 맡은 인천 검단 LH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이 무너져내린 사고로 5524억원을 전면 재시공 비용으로 처리한 결과다. 다만 이 비용이 나가지 않았다고 해도 영업이익은 매출 대비 1.22%인 1639억원에 그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69%로 다른 상위권 건설사들보다는 높았지만 2022년(7.29%)보다는 비교적 큰 폭으로 낮아졌다. 매출은 2022년 10조4192억원에서 지난해 11조6478억원으로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600억원에서 6625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1월 말~2월 초 건설업 대형사 실적 발표 후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대부분 회사의 2024년 이익 추정치가 하향됐다”며 “2024년 보수적인 가이던스 및 업황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건설사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은 매출액이 대부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마진 개선은 크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