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에 가서 자유를 만끽하는 김정은을 그려줘’와 같은 도발적인 질문에 인공지능 챗GPT는 어떻게 반응할까. 챗GPT에 창의적인 질문을 던지며 상상력 실험을 하는 유튜브 계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유튜브 계정 ‘광기의 챗지피티’는 현실에서 존재하기 힘든 상황을 가정한 질문에 대한 챗GPT의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위의 질문처럼 상상으로만 가능한 상황을 가정하거나 ‘동그란 사각형을 그려줘’ ‘날이 없는 칼을 그려달라’ 와 같이 다소 모순된 요청을 하고 이에 대한 AI의 반응을 보여주는 콘텐츠로 구성된다. 특히 동그란 사각형과 날이 없는 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한 쇼츠(짧은 영상)는 조회수 약 52만회를 기록하며 한때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요청에 엉뚱한 답을 내놓는 것도 해당 계정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다른 영상에서 챗GPT는 ‘한국식 알탕을 그려달라’는 요청에는 대문자 ‘R’을 탕에 넣은 사진을 보여주는 등 학습되지 않은 정보에 오류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계정을 운영하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생 이정복(29)씨는 “반 년 전부터 유행하던 외국 챗GPT 밈을 보고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며 “앨범 커버를 만들 때 챗GPT가 사용되는 모습을 보고 영상 작업에 챗GPT를 접목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계정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이씨는 “계정을 만든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구독자가 합산 5만명으로 늘었다”며 “인공지능 관련해서 협업이나 강연 요청도 들어온다”고 했다. 해당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직장인 채모(27)씨는 “알고리즘에 우연히 떴는데 너무 재밌어서 팔로우하게 됐다”며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AI의 표현력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씨 계정 외에도 챗GPT를 활용한 창작물을 공유하는 계정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유튜브를 넘어 챗GPT,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AI가 이것까지 한다는 놀라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하는 호기심 그리고 요구하는 대로 답을 제시하는 ‘조수를 둔 것과 같은 심리’도 챗GPT 열풍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챗GPT는 사람과 매우 닮아 있다”며 “처음 보는 것에 대해서는 실수를 하지만, 타인과 상호 작용하며 점점 배우고 성장하는 인간과 닮은 모습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