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한 채 범야권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새진보연합이 7일 민주당에 비례 순번 배치 방식과 지역구 단일화 등을 제안했다. 새진보연합은 기본소득당과 사회민주당, 열린민주당 등 진보 성향 3개 정당이 참여하는 총선용 연합 정당이다.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연합의 방향과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라며 “민주당과 소수정당의 의석을 서로 번갈아 배치하자”고 제안했다.
용 위원장은 “앞 순번, 뒷 순번을 두고 민주당과 소수정당이 다툴 때가 아니다”며 “각 정당이 합의만 할 수 있다면 후보자 순서를 결정하는 것 또한 국민이 직접 숙의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는 방안을 충분히 모색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 검증 역시 국민 앞에 투명하게 진행하자”며 “민주당의 후보도, 소수정당의 후보도 국민이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용 위원장은 야권이 지역구 단일 후보를 내 여야 1대 1 구도로 선거를 치르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지역구에서도 1대 1로 과감하게 연합해 300석 싸움에서도 이기자”며 “개혁 과제와 공천 원칙이 정해진 직후부터 3월 초까지 속도감 있게 지역구 단일화를 추진하자”고 말했다.
다만 녹색정의당과 진보당이 아직까지 민주당 제안에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 주도의 ‘민주개혁선거대연합’에 야권 전체가 참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도 연대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는 모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에게 “양보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지만 그게 과연 도덕적이고 멋있고 합리적이냐는 점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이 연합 정당 추진 과정에서 ‘맏형’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한 민주당 출신 비례대표 후보들이 자신들이 후순위로 밀린 것에 대해 반발하는 등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더불어시민당은 비례 1∼10번을 시민·사회 몫으로 배정하고 11번부터 민주당 출신으로 채웠다. 선거 결과 비례대표 당선인 17명을 배출했는데, 이 가운데 14명이 흡수 합당 방식으로 민주당에 합류했다. 용혜인 의원과 조정훈 의원은 제명 형식으로 각각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으로 돌아갔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