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성정당 사과하지만…與도 똑같지 않나”

입력 2024-02-07 11:20 수정 2024-02-07 13:2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에 대한 비판에 “충분히 감수하겠다”면서도 “여당의 100% 위성정당 창당에는 당연하다 판단하고 민주당의 준위성정당에는 다른 잣대로 비난하는 건 균형의 관점에서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비례 제도를 두고 불가피하게 민주당이 준위성정당, 본질은 위성정당이 맞는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위성정당 제도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입법을 한 점이라든지, 위성정당을 제도적으로 못 만들게 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 점, 불가피하게 위성정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후 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여당의 위성정당 창당도 똑같다”며 “오히려 여당은 위성정당을 통해서 비례 의석을 100% 독식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의 반칙, 탈법에 대해서 불가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배분했던 과거 병립형 방식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해 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수 여당인 민주당에 맞서 위성정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했다. 이미 국민의힘은 현행 준연동형제가 유지될 경우를 대비해 지난달 말 ‘국민의미래’ 위성정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여당의 위성정당은) 준연동형제도를 완전히 정말 무효화시키겠다는 취지”라며 “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 취지를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일부라도 비례 의석을 소수정당 또는 시민사회와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잣대는 항상 동일해야 한다”며 “내 눈의 들보는 안 보고 남의 눈의 티끌을 찾아서 비난하는 태도는 정말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