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을 거듭하던 맥도날드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가격이 올라도 판매 실적은 줄지 않았지만 최근 조금씩 매출 부진 조짐이 보이자 가격 인하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CNN은 맥도날드의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매장 일부 메뉴의 가격 인하를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인하 시기나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맥도날드가 가격 인하를 예고한 건 그동안의 행보와 상반된다. 켐프친스키 CEO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2023년에만 10%나 오른 미국 맥도날드 메뉴 가격이 매출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는 최근 외식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맥도날드의 가격 인상이 여론의 타깃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3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적으로 1.3% 상승했지만 외식은 5.2% 급등했다.
이전에는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맥도날드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대해 SNS상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틱톡에서는 맥도날드를 찾은 일부 지역의 소비자가 “해시 브라운 하나에 3달러 이상은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러한 반응은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맥도날드가 그간 가격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크게 영향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많은 미국인이 맥도날드를 찾았다.
켐프친스키는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경우 (소비) 행동에 실질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저소득층에선 확실히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달러 메뉴’를 다시 가져올 때가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맥도날드의 달러 메뉴는 일부 품목의 가격을 1~3달러 사이로 책정하는 전략이다.
다만 지역에 따라 이러한 가격 인하 방침에는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맥도날드 매장은 지점의 독립 소유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4월부터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 종업원의 최저시급이 20달러(약 2만6600원)로 오르면서 맥도날드 등 대형 외식업체 체인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맥도날드는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연달아 가격을 올렸다. 2022년 8월 가격 인상 이후 지난해 2월 평균 인상률 5.4%로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11월에도 평균 인상률 3.7%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빅맥 가격은 5500원으로 뛰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