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김의겸·최강욱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최 두 의원은 준연동형제가 처음 도입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2022년 1월 합당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위성정당에 대한 비판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 아닌가”라며 “지금 이 제도(준연동형제)는 위성정당 출현이 사실상 필연적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제가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이 이번 총선의 시대 정신이라고 했는데 이런 위성정당 제도를 통해 운동권 특권세력이 더 많이 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본다”며 “잘못된 제도”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범야권의 다른 군소정당과 공동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신당’ 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말들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의 결정으로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며 “그것이 민의를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합비례정당에 대해 “운동권 개딸 선거연합”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는 당 대표 방탄을 계속하겠다는 것이고 22대 국회에서도 운동권 정당들과 손잡고 의회 독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권 정당들이 준위성정당, 통합형비례정당이라는 말장난으로 비례 의석을 나눠 갖고 이를 매개로 한 짬짬이 공천으로 지역구 거래까지 한다면 민주주의는 지금보다 더 심하게 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