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비례대표로 입맛 맞게 게리맨더링”

입력 2024-02-05 18:12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경동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대표 입맛에 맞는 게리맨더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경동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아 설 물가 현황을 점검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제도를 가지고 게리맨더링 하는 건 처음 봤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는데, 거기서 이야기 듣고 바꾼 것 아닌가”라면서 “그러면 몇몇의 정략적인 이해관계로 5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선거제도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형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왜 국민들이 민주당과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입장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 건가”라며 “서로 간에 의석수 나눠 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런 식의 정치를 막기 위해 4월 10일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제도에 관해 2020년경부터 2024년 2월 오늘까지 이 대표의 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한 번 비교해봐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비례 위성정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며 당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고, 대선후보 시절인 2022년 2월에는 “위성정당 문제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다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입장을 바꾸면서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위원장은 또 이 대표가 ‘여당이 먼저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틀린 말”이라며 “국민의힘은 비례제도 관련해 입장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