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대표 입맛에 맞는 게리맨더링”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아 설 물가 현황을 점검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제도를 가지고 게리맨더링 하는 건 처음 봤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표가) 어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는데, 거기서 이야기 듣고 바꾼 것 아닌가”라면서 “그러면 몇몇의 정략적인 이해관계로 5000만명이 영향을 받는 선거제도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형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왜 국민들이 민주당과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입장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 건가”라며 “서로 간에 의석수 나눠 먹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이어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런 식의 정치를 막기 위해 4월 10일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제도에 관해 2020년경부터 2024년 2월 오늘까지 이 대표의 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한 번 비교해봐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비례 위성정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며 당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고, 대선후보 시절인 2022년 2월에는 “위성정당 문제는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다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입장을 바꾸면서 위성정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위원장은 또 이 대표가 ‘여당이 먼저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틀린 말”이라며 “국민의힘은 비례제도 관련해 입장이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