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100층 랜드마크 들어선다…국제업무지구 사업 11년 만 본격화

입력 2024-02-05 15:56
한강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바라봤을 때 기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내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좌초 11년 만에 본격 재개된다. 높이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 타워를 중심으로 공중 녹지·순환형 녹지 등 사업 부지면적과 비슷한 수준인 50만㎡의 녹지가 조성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0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3년 자금 부족·국제금융위기 등으로 구역지정이 해제된 바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코엑스(20만㎡)의 약 2.5배 면적(49만5000㎡)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주거·여가문화 등을 도보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가 된다. 구체적으로 구역 용도에 따라 국제업무존·업무복합존·업무지원존으로 구분된다.

국제업무존은 용도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최대 용적률 1700%까지 부여,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프라임급 오피스·마이스(MICE) 시설·광역환승센터 등과 함께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국제업무존을 둘러싼 업무복합존에는 용산전자상가 등과 연계한 업무 및 기업지원시설이 입주한다. 지구 외곽에 위치한 업무지원존은 배후지로서 주거·교육·문화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주택은 약 6000호 정도 공급된다.

또 시는 지하부터 공중에 이르기까지 공간 전체를 입체적으로 활용해 사업 부지면적 100% 수준에 해당하는 50만㎡의 녹지를 확보한다. 국제업무지구 중앙 선로덮개부에는 공중녹지(그린스퀘어)가 조성되며 이를 중심으로 용산전자상가·용산게이트웨이 등 방면으로 순환형 녹지(그린커브)와 선형녹지(그린코리더)가 도입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설치될 스카이트레일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거주자나 기업 외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다수 계획했다. 대표적인 것이 업무복합존 건축물 고층부(45층)에 생기는 1.1㎞의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이다. 시는 시민 누구나 한강의 파노라마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이를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국제업무존 저층부에는 콘서트홀·아트뮤지엄·복합문화도서관 등을 배치하고 중심부에는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상징 조형물을 설치한다. 랜드마크 건물 최고층에는 전망대·공중정원 등이 생긴다.

시는 사업 안정성을 위해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기반 시설을 우선 조성하고 민간이 토지를 분양받아 개발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올해 상반기 구역 지정, 내년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2028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 분양은 내년 10월로 예상된다. 사업비는 공공과 민간을 합쳐 약 51조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지지부진한 상암동 DMC 랜드마크 타워 부지 매각 등을 고려했을 때 용산국제업무지구 분양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계획 수립 전 건설업체·시행사 등과 수차례 회의를 거쳤다. 충분히 사업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최고급 호텔 브랜드 등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