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도서관이다’ 전북 匠人들 한평생 삶 모은 책 발간

입력 2024-02-05 14:42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가 펴낸 ‘전북의 맥, 전북 사람’ 표지 모음. 전북지역에서 외길을 걷고 있는 장인 14명의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 제공.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에 사는 오성근(75)씨는 50년째 전주한지 일을 하고 있는 한지장이다. 1980∼90년대 흑석골에서 한지 회사를 운영했던 그는 현재 전주천년한지관에서 한지 역사 설명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남원 사는 박판두(78)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를 이어 칼을 생산하고 있는 남원칼의 명인이다. 60여년간 무쇠로 만드는 남원식도를 제작하고 있다. 진안에 사는 이현배(61)씨는 옹기장이다. 진안 백운면 손내마을에서 가마를 운영하면서 대형 옹관을 복원하고 서울 등지에서 전시회를 갖는 등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30년 이상 외길을 걸어온 전북지역 장인(匠人)들의 삶을 담은 책자가 발간됐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는 ‘전북의 맥, 전북 사람’을 발간, 6일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5일 밝혔다.

이 책에는 전북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한길로 살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상자는 전북 14개 시·군에서 1명씩 선정됐다. 각 지역 문화원의 추천을 받았다. 60세 이상으로 한 가지 일을 30년 이상 해오고 주민들로부터 추앙받을 수 있는 분들로 압축했다.

군산의 꽃게장 명인 김철호(64)씨, 석공예 권오달(79. 익산)씨, 목가구 박영식(65. 정읍), 탱화장 도원스님(71. 김제), 곶감 안흥순(87. 완주) 등이 삶이 고스란히 실렸다.

또 낙화놀이 전수자 박찬훈(94. 무주)씨를 비롯 곱돌 박동식(74. 장수)씨, 발효식품 강순옥(76. 순창)씨, 자연환경해설사 김동식(73. 고창)씨, 곰소염전 김동근(83. 부안)씨 등도 자신만의 전기를 보게 됐다. 향토사학자 최종춘(86. 임실)씨는 지난 해 구술작업을 잘 마쳤으나 안타깝게도 책을 보지 못하고 지난 달 눈을 감았다.

나종우 전북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장은 “이 땅 전북은 어떤 땅인가,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는 입장에서 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출간 사업은 전북도의 ‘빛나는 도서관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출판기념회는 왕의지밀에서 열리며 주인공들과 가족, 글쓴 이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