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구하는 공개 설문에 나섰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강조하며 당 장악력을 과시하고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의견을 듣기 전에 부통령을 선택하고 싶지 않다. 부통령은 누구여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며 부통령 후보에 대한 자체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는 부통령 후보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 정부 관료 출신이어야 하는지, 정치적 외부인이어야 하는지, 군 출신이어야 하는지 등을 묻는 항목이 나열됐다. 또 부통령이 집중해야 할 주요 문제를 선택하라며 선거 간섭 종료, 국경 보안, 범죄 대응, 딥스테이트 제거, 태아 보호, 공산주의와의 싸움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추천하는 부통령 후보와 그 이유를 적으라는 주관식 질문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이 가기 전 답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와 관련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공화당 내부에는 너무나 훌륭한 사람이 많고, 당분간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결정 기준은 ‘누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인가’”라며 “누구든 비상사태는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인 팀 스콧 상원의원과 통화에서 “당신은 스스로에게보다 나에게 훨씬 좋은 후보”라고 말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너무 저자세였다. 그러나 그는 나를 위해서는 마치 호랑이처럼 강력하게 싸우고 비호했다”고 말했다. 또 여성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에 대해 “그녀 역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발언은 공화당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며 줄 세우기를 하려는 목적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과 불편한 관계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공화당 절반이 나를 지지하고 있고, 나머지도 곧 지지할 것”이라며 “매코널도 나를 지지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고, 그게 내가 들은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모두가 (내게) 줄을 서고 있으며, 승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