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 도전장을 낸 한국인 파이터 이정영(29)이 첫 경기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완승에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스스로 낮췄다.
이정영은 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돌리제 vs 이마보프’ 언더카드 페더급 경기에서 블레이크 빌더(33·미국)에 3대 0(30-27 30-27 30-27) 판정승을 거뒀다.
첫 라운드부터 몸통과 머리를 가리지 않고 빌더에게 꾸준히 타격을 누적시킨 이정영은 2라운드 이후 그래플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상대의 테이크다운 시도는 막아내고 자신은 상위 포지션을 잡은 뒤 파운딩을 섞어 가며 압박했다.
UFC 첫 승이자 종합격투기 통산 11승(1패)째를 거둔 이정영에게 현지에서도 우호적 평가를 내놨다. 해설을 맡은 전 UFC 라이트헤비급·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는 이정영의 균형 잡힌 타격 조합을 높이 샀고, 전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은 SNS를 통해 이정영의 잠재력을 칭찬했다.
정작 선수 본인은 몸을 낮췄다. “꿈에 그리던 UFC 무대에서 첫 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면서도 “내가 생각했던 그림의 50%밖에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타격과 레슬링, 주짓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며 자신의 실력 부족 탓에 경기를 마무리할 기회를 놓쳤다고도 덧붙였다.
로드 투 UFC 시즌 1 페더급 우승자 출신인 이정영의 올해 목표는 3연승이다. 무릎 수술로 지난해 공백을 거친 만큼 승수 쌓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정영은 “이제 시작”이라며 “아시아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