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전역한 50~70대 남성을 재입대시켜 ‘시니어 아미’를 만들자는 학계 주장이 논란이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겨레에 기고한 글을 통해 “(여성 군 복무 공약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나라가 고려할 정책이 아니다”고 비판하며 ‘시니어 아미 창설론’을 주창했다.
최 교수는 “여성의 군복무가 병력 부족을 해결하는 합리적 대안도 아니다”며 “1만~2만명의 병력자원을 확보하느라 수십 배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을 핑계로 여성도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좁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쉽고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며 “자원입대를 희망하는 건강한 시니어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55~75살인 약 691만명의 남성이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총을 들 각오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91만명 가운데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병사들이 받는 월급까지 지급한다면 20~30만명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여성 징병’을 병력 부족 해소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제안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지난달 29일 2030년부터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만 경찰·소방·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시니어 아미 창설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시니어 아미에 반대하는 이들은 “20대에 군 복무를 한 남성들을 50~70대가 돼서도 부려먹으려는 것이냐” “60~70대 노년 병사들을 간부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가” 등 의견을 내놨다.
반면 찬성하는 이들은 현실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높은데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닌가” “폐지 줍는 노인을 입대시켜 숙식까지 해결해주면 좋겠다” 등 주장이 나왔다.
최 교수는 사단법인 시니어 아미 공동 대표로, 시니어 아미는 지난해 6월 창립총회를 통해 출범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예비군훈련소에서 입영 훈련을 받기도 했다.
시니어아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니어아미는 유사시 병력부족으로 인한 안보 문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라며 “강제적으로 재입대를 시키는 개념이 아니다. 여성징병의 대안으로써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 역시 시니어아미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