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 번의 패배에서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위안으로 삼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완패였다. 어느덧 3패째를 쌓게 된 것도 몹시 뼈 아프다.
디플러스 기아는 3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3주 차 경기에서 광동에 0대 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2승3패(+0)가 돼 7위로 주저앉았다.
애초 디플 기아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디플 기아는 이날 1·2세트 모두 ‘커즈’ 문우찬의 손끝에서 시작된 광동 운영의 줄기를 잘라내지 못하면서 완패를 당했다.
올 시즌 초 탄탄한 라인전과 변수 창출 능력을 선보였던 ‘킹겐’ 황성훈, 신인같지 않게 노련한 플레이를 펼쳤던 ‘루시드’ 최용혁, 시즌 첫 경기부터 펜타 킬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던 ‘에이밍’ 김하람의 장점이 이날 경기에선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이 이제 막 3주 차에 들어선 만큼 아직 디플 기아 선수단의 동요는 크지 않은 듯했다. 경기 후 패배 인터뷰에 나선 디플 기아의 이재민 감독과 ‘쇼메이커’ 허수의 표정에는 옅은 미소가 있었고, 두 사람의 말투에선 여전히 여유가 느껴졌다.
이재민 감독은 “광동이 단단한 팀이다. 상대의 경기력도 잘 나왔고, 밴픽도 잘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인 게임 콜을 들으면서 선수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게 느껴졌다. 그런 부분을 잘 해소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디플 기아는 내달 2일 한화생명과 맞붙는다. 한화생명 역시 3연승을 달리다가 최근 T1에 완패를 당해 좋던 기세가 끊긴 바 있다. 이제 양 팀 모두 분위기 반등을 위한 승점 추가가 절실하다.
허수는 “지더라도 ‘맛있게’ 져야 한다. 오늘은 맛이 없는 경기력으로 졌다”면서 “시작 전 재밌는 경기를 치러보려고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하루 연습 시간이 있다”면서 “오늘 경기 내용에서 잘못된 부분을 빨리 수정하고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