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감독 등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금품수수 시기 이전 구단에 대한 광고후원 실태, 본건 후원업체의 광고후원 내역, 시기 등 일련의 후원 과정 및 피의자의 관여 행위 등을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춰 살펴볼 때, 수수금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 여부에 관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혐의 관련 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돼 있는 현재까지의 수사내용 및 물의야기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피의자의 심문 태도, 피의자의 경력 등에 의할 때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뒷돈을 받은 걸 인정하느냐” “왜 구단에 알리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KIA타이거즈 후원사로부터 각각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후원사인 한 커피업체로부터 선수 유니폼 등을 활용한 광고 계약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뒷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감독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업체로부터 수표로 6000만원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사 의뢰한 장 전 단장의 ‘선수 뒷돈 요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혐의를 확인해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4월 KBO는 장 전 단장이 자유계약(FA) 협상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현 LG트윈스)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장 전 단장은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구단은 그를 해임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장 전 단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장 전 단장 수사 과정에서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의 후원사 금품 수수 관련 혐의도 추가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KIA타이거즈는 지난 29일 김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 전 감독은 구단이 제보를 받고 27일 면담에 나설 때까지 구단에 조사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