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주년 한국YFU, 전 세계 청소년 교류의 선두주자

입력 2024-01-30 18:02 수정 2024-01-31 09:45
사진=한국YFU 제공

한국YFU(Youth For Understanding·국제학생교류협회, 회장 신정하)가 창립 35주년을 맞았다.

이 단체는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전 세계 60여개국 약 1500명 이상의 청소년과 교류한다.

교환학생 모집과 선발, 출국 전 교육, 현지 상담과 코디네이션 등의 과정을 지원한다.


봉사가정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생활한다. 자연스럽게 외국 문화를 배우고, 친구들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든다.

특히 현지 고등학교 교육과 활동적인 클럽 활동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인 성숙과 성장의 시간을 갖는다.

세상을 향해 도전하는 청소년들, YFU의 문을 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은 글로벌(Global), 문화 교류(Intercultural), 그리고 다국적인(multinational)이 낯설지 않은 생활을 거치면서 트랜디한 한국의 젊은세대이자 한가정의 부모가 되고 있다.

한국YFU 1대 동문회장 박진균 디만트코리아 대표는 1990년 초 생생한 미국 교환학생 경험을 토대로 어엿한 회사의 중역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 예쁜 딸의 손을 잡고 다시 YFU의 문을 두드려 2대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딸 또한 프로그램을 마치고 최근 과학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명문대에 합격했다.

30여년 전 남매를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부모는 손주, 손녀의 손을 잡고 또 다시 YFU를 찾았다.

전직 교장 선생님인 이 가정은 친척 모임에 4촌까지 10여명 모두가 YFU 출신이다.

이렇게 잘 성장한 YFU 출신들은 유엔 등 국제기구, 국내외 기업, 언론, 법조, 엔터테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내성적인 청소년들도 YFU와 함께라면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인성연 한국YFU 부회장에 따르면 기억에 남는 친구들 중에는 내성적인 성격의 학생들이 많이 있다.

출국 전 마지막 오리엔테이션까지 내성적인 성격탓에 친구들 앞에 서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학생이 낯선 외국에서의 첫 한달을 지내며, 큰 용기를 내어 단 한곡 연습해갔던 K-팝(pop) 한소절로 학교 친구들의 박수를 받은 후 학교 치어리더팀에 들어가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한 친구도 있다.

한 친구는 수학시간이 너무 힘들어 의기소침하던 학생이었지만, 미국에서 첫 수학시험에서 계산기도 없이 수학문제를 푸는 모습에 반 친구들이 “지니어스(genius=특별한 재능)”라는 한 마디에 남은 10개월을 자신있게 지내고 수학을 좋아하게 됐다.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한 여학생은 미소가 매력 있다는 미국친구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자신감을 회복하고 열심히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글로벌 호텔 매니저로 생활하고 있다.

자신감을 잃은 청소년들이 해외에 나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참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생한 체험을 전했다.



YFU와 함께하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

한국YFU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와 남아프리카에도 새롭게 도전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언어소양, 학교 성적 및 학생과 학부모건 면접을 통해 세상을 향해 도전할 마음이 있는 다양한 청소년을 기다리고 있다.

지속적인 외국생활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맞춤형 진로를 열어주고 있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자 방문하는 외국 청소년에게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짧게는 3주, 1달, 3개월 또는 그 이상의 기간을 통해 한국 가정과 문화를 체험한다.

한국YFU 창립자 신정하 회장…‘풀뿌리 외교관’ ‘민간 대사’로 길러

청소년 시절 외교관을 꿈꾸던 신정하 한국YFU 회장은 외국어에 관심이 많고, 휘문고 농구부로 활동할 만큼 건강하고 의지가 강한 학생이었다.

외국어에 능통했던 신 회장은 구호 NGO 월드비전(World Vision) 한국지부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요직을 거쳤다.

특히 어려운 사람을 도와 봉사의 삶을 살겠다는 평소의 의지에 따라 복지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 한센인 복지와 자립을 위한 정착촌 교육 활동에 20년 넘게 매진했다.
1988년 YFU의 공식 회원국 가입증서를 받는 신정하 회장.(왼쪽) 한국YFU 제공

그러던 중 1986년 일본YFU 추천으로 일본 대학생과의 첫 시범 교환교류를 했다.

외교관을 꿈꿨고, 봉사의 가치를 아는 신 회장에게 YFU는 하늘이 준 소명이었다.

1988년 한국YFU는 국제YFU 공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신 회장은 당시 한국에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국제민간 청소년교환교류 단체인 한국YFU를 창립했다.

청년시절 자신이 가졌던 외교관의 꿈을 넘어, 청소년 민간외교관 양성이라는 더 큰 비전을 향해 도전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