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여파로 지난해 국내 인구이동률이 197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동자 수도 전년 대비 소폭 줄며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2.0%로 5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입신고 기준 국내 이동자 수는 612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만3000명(-0.4%) 줄었다. 인구이동이 줄어든 건 이번이 3년째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저조한 인구이동률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030대 인구는 줄어드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약한 60세 이상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0대 연령층의 이동률은 7.0%로 20대(22.8%) 30대(20.1%)보다 낮았다.
인구이동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옮기는 이들이 줄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20대의 이동률이 3년째 줄고 있다. 취업 등의 이유로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연령대로 꼽히는데, 최근 들어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대 인구와 함께 취업자 수도 함께 줄어들다 보니 이동자 수도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인구이동 감소 폭은 -0.4%로 소폭 둔화했다. 지난해 주택경기지표가 직전 3년에 비해서는 소폭 살아나서다. 부동산 경기 냉각으로 주택매매·입주예정 아파트 물량이 급감했던 2022년엔 인구 이동이 43년 만에 최고 감소율(-14.7%)을 기록한 바 있다.
‘탈서울’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인구는 3만1000명 줄었다. 1990년 이후 34년째 인구가 서울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 10명 중 6명은 경기도로 이동했다. 반대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비율은 전체 경기 전출자의 45.7%였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만명 늘어난 4만7000명이 순유입 됐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