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원 클럽 맨’ 김종국 감독이 최악의 방식으로 팬들과 작별했다. 선수와 지도자 생활 전부를 보낸 팀을 피의자 신분으로 떠나게 됐다.
KIA는 29일 내놓은 사과문에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감독 및 코치진 인선 절차 개선, 구단 구성원 준법 교육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대한 빨리 구단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게 후속 조치를 내놓겠다고도 덧붙였다.
KIA가 구단 명의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논란 이후 10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KIA는 “모든 구단 임직원과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감독은 프로 입단 이래 줄곧 ‘타이거즈맨’으로 뛰어 왔다. 1996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고 2010년 은퇴할 때까지 한 팀에서만 뛰었다. 현역 시절 뛰어난 수비를 바탕으로 붙박이 2루수로 활약했으며 국가대표에도 여러 차례 선발됐다.
은퇴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2군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군 작전·주루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2021시즌 종료 직후 감독에 올랐다. 첫해를 5위, 2년 차를 6위로 마치면서 일각에서 경질 여론이 대두됐으나 구단 측은 힘을 실어줬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구단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 감독에 대해 KIA는 이날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추가적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KBO 규약은 절도·사기·횡령·배임 등 경제범죄를 품위손상행위로 규정한다.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 출장정지,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