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29일 오찬 회동은 과거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 오찬 회동보다 더 길게 진행됐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오찬을 마친 뒤 윤 대통령의 권유로 차담까지 이어졌다. 오찬(2시간)과 차담(37분)을 합쳐 2시간 37분 동안 만남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5일 김기현 대표 등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는 별도의 차담 없이 2시간가량 오찬만 진행됐다.
지난해 1월 정진석 비대위 당시 지도부를 초청했을 때에도 1시간여 간 오찬만 회동만 있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오찬 회동에서는 차담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이 오찬을 먼저 제안한 형식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20년 넘는 인연이 긴 회동 시간과 차담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우발적으로 발생한 앙금은 다 풀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이번 오찬 회동으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의 갈등설은 사그라들 것”이라고 반겼다.
이날 오찬 메뉴는 중식이었다. 그동안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의 회동과 관련해 회동 이후 여당이 주로 국회에서 브리핑했지만, 이날은 대통령실도 이도운 홍보수석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회동 내용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찬 회동에 대해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내세워 청와대를 나온 윤 대통령이 용산을 구중궁궐로 만든 것도 부족해서 밀실정치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어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 등과 민생을 핑계로 무려 2시간 40분 가까운 회동을 진행했지만 정작 나온 내용이 없었다”며 “대체 2시간 40분 가까운 시간 동안 무슨 얘기를 나눴기에 꽁꽁 숨기려고 하느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말 못 할 용산 밀실 회동은 윤 대통령의 불통과 수직적 당정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종선 이동환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