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국제 스팸의 발신지가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링크 국제전화 서비스 ‘00700’는 지난 한해 차단 조치된 ‘국제 스팸 전화번호’를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국제전화 서비스 00700에 따르면 국제 스팸 발신 1위는 국가번호 216의 ‘튀니지’로, 전체 스팸의 12%를 차지했다.
국제 스팸은 해외에서 한국으로 비정상적인 국제 통신이나 접속을 유도하는 불법 행위이다. 통상 국제 통신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 행정 당국의 규제와 단속이 느슨한 국가에서 발신이 이루어진다.
튀니지는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국제 스팸 발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튀니지는 2010년 중동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을 겪은 뒤 지금까지도 국내 정세 혼란과 경제난을 겪고 있다.
국가번호 98의 이란도 전체 국가 스팸의 9%를 차지하면서 두번째를 기록했다. 러시아(국가번호 7)가 7%, 스리랑카(국가번호 94)가 7%로 3·4위를 차지했다. 반정부 시위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여파에 시달리는 이란은 2022년 10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한 러시아는 내부 혼란을 반영한 듯 순위가 올랐다.
SK텔링크는 지난해 국제스팸 717만건을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전화가 한두번 울린 뒤 끊어지는 대신 발신자 번호를 남기는 ‘원링’ 등 콜백 유도도 2019년 22만건에서 2023년 1만8500건으로 대폭 줄었다고 덧붙였다.
SK텔링크는 “216, 98, 7, 94, 94, 237 등 생소한 국가번호가 붙은 부재중 전화는 ‘원링 스팸’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화를 되걸기 전 검색을 통해 국가 코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